경건한 사명자(21) 일상은 선물입니다.
전도서 3장 10-14절
2025년 7월 6일
결단: 일상
최근 들어 스마트폰 날씨앱을 통해서 ‘오늘이 올 여름 들어 가장 더운 날씨가 될 것이다’는 알림을 거의 매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 동안 이런 일들이 일상이 될 것입니다. 무더위는 육체적 피곤과 함께 심리적으로는 무기력해져서, 평범한 일상조차 버거운 짐처럼 느끼게 합니다. 상황은 더 나빠지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런 일상을 살아내야 합니다.
일상이란, “매일 반복되는, 그래서 특별할 것이 없는 아주 평범하고 보통의 일”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지루하고 따분한 어떤 것을 말할 때 주로 ‘일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생에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깨닫게 되는 것은, 그런 일상이 축복이고 행복이다는 것입니다. 지혜는, 어떤 큰일을 겪으면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난 뒤에야 후회하면서 깨닫게 될 것을 평소에 미리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그것이 우리 인생이고 그것이 일상이라면 하나님은 우리가 그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런 삶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태도로 살아가면서 인생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가를 깨닫게 되길 바라실 것입니다.
인생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솔로몬은 전도서를 시작하자마자 당혹스러운 주장을 합니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누구보다도 인생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솔로몬은 인생이 헛되다는 말을 5번이나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전도서가 인생의 허무함을 주장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역설적인 주장을 통해서 솔로몬이 말하고자 한 것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간 즉, 일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한 것 입니다. 그것이 13절입니다.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먹고 마시고 수고한다]는 부분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일상입니다. 솔로몬은 전도서에서 ‘먹고 마시고 수고한다’를 하나의 관용구로 무려 5번이나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것보다 그의 마음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없다는 내용입니다.
‘헛되다’는 단어는 문자적으로는 ‘수증기, 안개’와 같은 것으로 형체는 있으나 금세 사라지고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뜻합니다. 무상함, 덧없음, 허무함을 가리킵니다. 이런 의미에서 솔로몬이 말하는 헛된 것이란, 그가 자신의 인생이 좀 더 특별해지길 바라면서 먹었던 진귀한 음식,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학문을 연구한 것, 국가적 사업과 같은 대단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그런 것들이 헛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은 수증기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때에도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 하나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먹고 마시고 수고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일상이라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많은 헛됨을 겪은 뒤에야 자신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먹고 마시고 수고하는 것]을 만족해 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지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것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그것을 5장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바 그 일평생에 먹고 마시며 해 아래에서 하는 모든 수고 중에서 낙을 보는 것이 선하고 아름다움을 내가 보았나니 그것이 그의 몫이로다”(5:18)
많은 것들이 안개처럼 헛되게 사라져 버리지만 우리에게 헛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주신, 오늘이라는 일상의 선물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을 선물로서 누리기 위해서 하루를 살아라. 그것이 솔로몬이 전하고자 하는, 아니 솔로몬의 입술을 빌려서 우리 인생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시는 마음입니다. 그것을 아는 것이 진짜 지혜입니다.
우리는 일상을 좀 더 특별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일상을 더 지루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특별한 것이 있어야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것 자체가 특별한 것 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특별한 것입니다. 이미 특별한 것에 뭐가 더 있어야 특별해지겠습니까? 14절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것은... 그 위에 더 할 수도 없고 그것에서 덜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일상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선물입니다. 별것 없어 보이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들, 밥을 먹고, 일하고, 가정을 돌보는 모든 삶의 순간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복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특별한 기적이나 드라마틱한 신앙적 사건을 통해서만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려 하지만, 진짜 신앙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그 분의 이끄심을 깨닫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일상을 특별하게 바꾸는 어떤 마법 같은 것은 없습니다. “먹고 마시고 수고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하루’를 구성하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본질적인 행위들입니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인생은 없습니다. 이것이 기본이고 핵심입니다.
시력 잃은 환자에게 각막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찬란하게 빛나 는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그 환자가 처음으로 한 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창문이 왜 이렇게 더럽죠?” 우리도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과 같을 때가 있습니다. 매일매일 하나님으로부터 찬란한 선물을 받으면서 고작 인생의 창틀에 있는 먼지 몇 개만 보면서 지겹게 살아갑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는, 인생을 새롭게 재발견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상을 다르게 보는 것을 제안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장성하게 되면 어린 아이 때와는 다르게 보게 됩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다르게 보면 진실로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인생을 지금과는 다르게 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평범한 일상을 ‘하나님의 선물’로 보기 시작할 때, 삶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마음의 자세가 달라지며, 일상의 풍경도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시선으로 일상을 다시 보기 시작할 때, 우리가 지나치던 것들 속에서 하나님의 숨겨진 보석같은 선물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생을 지금과는 다르게 보면 가족, 직장 동료, 교회 지체, 지나가는 이웃까지도 내 인생에 우연히 나타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내 일상 속에 의도적으로 심어두신 선물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평범한 하루가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게 되면, 감사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하는 일시적 반응이 아니라 매일, 매 순간마다 하게 되는 일관된 태도가 될 것입니다.
이런 일상을 살게 된다면 우리는 가슴 벅찬 선물을 받은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것은, 그렇게 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이라는 기적을 매일매일 하나님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선물이 더 가치 있는 것이 되게 하려면 그 선물을 준 대상을 자주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선물이 되게 하려면 우리는 더욱 자주 하나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럴수록 우리 인생의 주인이 하나님임을 더 깊이 깨닫게 되고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살게 될 때 우리의 일상은 우리 일생 최고의 선물이 되어 매일이 감사와 기쁨으로 넘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매일 매일을 최고의 일상으로 살아가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