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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상수훈(14) 우리는 더 이상 옛 사람이 아닙니다.
마태복음 5장 21-26절
2025년 11월 16일
결단: 깊어진 삶을 주께


예수님은 우리를 “좀 더 나은 제자”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제자”가 되라고 부르셨습니다. 
바리새인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라는 뜻이며, 
이어서 제자들을 향해 매우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훈련의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메시지를 강력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같은 패턴을 여섯 번 반복하셨습니다. 
“옛 사람에게 말한 바…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여섯 번의 반복은 곧, 
(1) 너희는 더 이상 옛 사람이 아니라는 선언이고 
(2) 옛 기준 위에 살지 말고 새로운 말씀으로 살라는 초청이며 
(3) 그동안 믿음이라고 생각하던 것은 이미 옛 믿음이고, 이제 새로운 복음을 통해 새로운 믿음으로 살라는 단호한 명령입니다.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문제는 바리새인들이 믿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옛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스스로 잘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믿음을 깊이 돌아보게 하는 도전입니다.

첫 번째 레슨은 “살인하지 말라”입니다. 
옛 사람에게 주어진 계명은 단순했습니다. 살인하지 말라. 
살인은 생명을 빼앗는 것이고 인간사에서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나는 사람을 죽인 적이 없으니 의롭다”고 여깁니다. 
간음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은 저지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옛 기준으로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피를 흘리는 것만이 살인이냐고 물으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라가라는 말은 바보, 멍청이라는 뜻으로 누군가를 비하하는 말입니다. 
세상의 어느 법도 그런 말을 살인죄로 규정하지 않지만 예수님은 그것이 살인이라고 하십니다. 
산상수훈의 첫 번째 본론은 노하는 말을 하지 말라입니다. 
거룩, 기도, 경건, 전도를 먼저 말하지 않으시고 
언어를 먼저 다루신 이유는 말이 무너지면 영성도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새 사람으로 부르셨습니다. 
새 사람이 되었다면 옛 사람처럼 말해서는 안 됩니다. 
분노를 쏟아내는 말, 업신여기는 말, 가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고, 살리고, 힘을 주는 말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사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기준은 언어입니다. 
사랑에 빠지면 언어가 달라지고, 꿈을 품어도 언어가 달라지며, 
마찬가지로 마음에 분노가 가득하면 언어는 오염됩니다. 

오늘 본문만 보아도 예수님은 비아냥 거리는 말과 살인을 동등하게 취급하십니다. 
형제에게 노하거나 미련한 놈이라 욕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을 끊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살인죄이며 지옥 불에 던져질 일입니다.

오늘의 디지털 시대는 언어가 더 무섭습니다.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말하기 때문에 그 말이 누구의 마음을 찌르고 생명을 무너뜨릴지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책임 없는 말, 악의적 비난, 조롱, 상처 주는 언어가 끝없이 쏟아집니다. 
작은 비난이 한 사람을 절망으로 몰고 가고, 한 줄의 악플이 한 영혼을 짓밟기도 합니다. 
조롱과 비아냥이 실제 죽음으로 이어지는 일도 많습니다. 
오늘 말씀대로 살인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우 실제적인 영역에서도 경계해야 합니다. 
명절에 “결혼 언제 하냐”는 말, 겉으로 보기에는 관심이고 조언 같지만 듣는 이에게는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옛 시대는 지나갔고 삶의 방식과 감수성이 달라졌습니다. 
옛날에는 웃고 넘기던 말이 오늘에는 누군가에게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시대가 변했으니 언어도 바뀌어야 한다는 수동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의 존재가 바뀌었기 때문에 언어도 바뀌어야 합니다. 
새 사람으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옛 시대의 가벼운 농담조차도 경계하고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 아름다움을 남기는 언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폭력적일 수 있는 말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 사람의 상황과 형편을 다 알지 못합니다. 
전후 사정을 모르고, 그가 흘린 눈물을 모르고 하는 말은 결국 폭력이 됩니다. 

환자를 향한 “걱정하지 마, 믿음 가져”라는 말도 때로는 폭력이 됩니다. 
의도는 위로였지만 이미 상처 입은 사람은 그 말조차 버거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 사람은 가장 먼저 말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엡 4:29)라고 했습니다. 
새 사람의 언어는 존중과 배려가 담긴 말이며, 덕을 세우는 말과 은혜를 끼치는 말입니다. 
이런 말이 공동체를 지키고 세우고 하나님 나라를 드러냅니다.

1) 그 사람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맙시다.
앞에서 말하지 못하면서 뒤에서 쉽게 뱉어버리는 말은 관계를 깊게 해치고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가장 파괴적인 언어입니다. 
뒷말은 실제보다 과장되기 쉽고 갈등과 오해를 만듭니다. 
앞에서 말하지 못한다는 것은 마음에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새 사람은 뒤에서 쑥떡거리지 않고 말의 정직함을 지키며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가려 합니다.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않는 것이 영적 성숙이며,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새 사람의 모습입니다.

2) 험담은 그만 하고 칭찬을 합시다.
내가 한 말은 반드시 전달되고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허물을 드러내는 말은 관계를 세우지 못하고, 오히려 허물을 덮어주고 칭찬할 때 공동체가 건강해집니다. 
칭찬은 관계에 생기를 돌게 하고 신뢰와 기쁨을 자라게 합니다. 
예수님은 새 사람이 말로 생명을 세우는 삶을 살라고 부르셨습니다. 칭찬은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3) 내 인생이 내가 말한 대로 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혀는 내가 다스리지만 인생은 내가 뱉은 말이 다스립니다. 
말은 나의 생각과 감정을 규정하고, 결국 나의 인격, 신뢰, 관계를 결정합니다. 
혀를 다스릴 때 삶을 다스리고, 말에 책임질 때 성숙한 사람이 됩니다. 
예수님은 무익한 말도 심판 날에 심문을 받는다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나 기회를 주십니다. 형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다면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화목하라 하셨습니다. 
생각나거든 미루지 말고 용기를 내어 먼저 다가가고 진심으로 화해를 시도하십시오. 
그 순간 완전한 회복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는 새 사람입니다.
더 이상 옛 사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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