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5) 온유,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마태복음 5장 5절, 38-42절
2025년 9월 7일
결단: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인류의 역사는 누가 더 많은 땅을 차지하는가의 싸움이었습니다. 나라 사이의 전쟁,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 심지어 개인의 삶 속에서도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상 세계'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 싸움의 원리는 힘이 강한 자가 땅을 차지합니다. 전쟁에서 이긴 자, 싸움에서 승리한 자가 땅을 얻습니다. 그래서 역사를 돌아보면 대제국을 건설한 나라들은 항상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전혀 새로운 말씀을 선언하십니다. 5절입니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예수님은 알렉산더나 로마 황제, 징기스칸보다 더 강력한 무력이 아닌, 십자가의 사랑, 온유함으로 수많은 영혼들과 실제적인 땅을 차지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온유한 자가 땅을 차지한다는 말씀을 무슨 비유나 문학적인 표현 정도로 생각하지 않기바랍니다. 이 말씀을 믿고 하나님의 땅을 기업으로 받고자 하는 거룩한 열망으로 품기를 바랍니다.
본문은 예수님의 팔복 선언 중 세 번째 복으로,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매우 도전적이고 충격적인 메시지였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로마의 압제 아래에 있었기에 자신들의 “땅"을 되찾는 것이 민족의 소망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해 그들보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무력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전혀 다른 길을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이 말씀을 처음 들었던 이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을 것입니다.
팔복 하나하나가 그런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전통적이고 세상적인 것들을 뒤집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좀 더 괜찮은 것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이 아닌 아예 판을 바꾸는 것입니다.
세상은 힘 있는 자가 승리하고, 더 가진 자가 행복하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가난한 자가 복이 있고, 애통하는 자가 위로를 받고, 온유한 자가 땅을 차지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온유의 뜻
우리는 흔히 온유를 '친절하고 성격이 부드럽다'거나 쉽게 양보한다'는 느낌으로 이해합니다. 힘 과는 무관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성경의 온유는 "길들여져서 잘 절제하는 힘"이라는 의미입니다. 야생의 거친 말을 잘 훈련시켜서 주인의 손에 의해 그 힘이 통제되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성경적 온유는 무기력하거나 힘이 없어서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과 권리를 하나님의 뜻 아래에 복종시키는 태도입니다.
길들여졌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혈기와 욕망, 감정과 자기 의를 주장하지 않고 내려 놓는 것입니다.
자신을 부인하고 자신의 본성을 이기고 복음으로 다듬어지고 길들여지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네, 그런 점에서 땅은 여전히 가장 힘이 있는 자가 차지하며 하나님 나라에서도 땅은 힘 있는 자만이 차지할 수 있습니다. 그 힘은 세상의 힘과는 다른 바로, 온유입니다.
성경에는 온유의 대명사 둘이 나옵니다. 첫째는 모세입니다. 민수기 12장에서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 소개합니다. 둘째는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다고, 직접 자신을 소개하셨습니다.
모세와 예수님의 공통점은 두려움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바로의 권력 앞에서, 예수님은 죽음 앞에서 당당하셨습니다.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힘이 바로 온유입니다. 그리고 그 온유의 힘을, 하나님을 위해서 사용하셨습니다.
(1) 모세는 힘이 있지만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2) 예수님은 힘이 있지만, 그 힘을 오로지 죄인을 구원하시는 일에만 쓰셨습니다.
(3) 그런 점에서 우리도 힘 있는 자, 하나님의 권세를 소유한 자들입니다. 사망을 이기는 생명의 능력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 어떤 권세와 비교할 수 없는 가장 강한 힘을 부여받은 자들입니다.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여기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힘을 '복수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5장 38-39절)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보다 더 강한 힘은, 자신을 이긴 것입니다. 복음의 능력은, 자신을 내려놓아도 열등하지 않고 상대방을 높여주어도 자존심이 상하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힘이 온유가 되도록, 내가 내려놔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무거운 것을 내려놓지 못하고 수고하는 자들을 초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 11:28-29)
누가 무거운 것을 내려놓고 비로소 자유하고 평안할까요? 온유한 자입니다.
다 내려놓으면, 평안해집니다. 그렇게 내려놓으면 하나님께 받을 것이 있습니다.
온유한 자의 복은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는 것입니다. 땅은 일차적으로 물리적 땅입니다. 성경에서는 훨씬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땅은 매매가 안 됩니다. 가나안 땅을 분배받았을 때, 그 땅을 단순히 '소유물'로 보지 않고 '하나님의 기업'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레위기 25:23에서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라고 선언합니다. 즉, 땅은 매매할 수 있는 재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 백성에게 위탁된 기업이었습니다.
각 지파별로 배분한 땅은 혈통으로 이어져야 하는 기업이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땅은 매매가 안 됩니다. 후손이 상속으로만 받을 수 있습니다. 온유한 자가 하나님의 기업을 상속받을 수 있다는 것은 온유한 자가 하나님의 법적 자녀라는 것입니다. 자녀는 반드시 상속을 받습니다.
그럼 온유한 자가 받게 될, 땅이라는 기업은 무엇입니까?
첫째, 온유한 사람이 얻는 땅: 사람입니다.
땅은 무력으로 빼앗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무기로는 절대 뺏을 수 없습니다. 온유는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결국에 내 곁에 사람이 남습니다. 온유는, 내가 옳아도, 끝까지 우기지 않습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에서 "내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온유는 옳음을 증명하기보다 관계를 지키는 쪽을 선택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지켜주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힘을 쓰는 대신 상대가 안전함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온유입니다.
한 가정 안에서도 온유가 필요합니다. 온유함으로 대할 때 자녀의 마음이 열립니다.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온유한 리더가 성도의 마음을 얻습니다. 여러분 곁에 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곁에 함께 머물면서 온유한 공동체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둘째, 온유한 사람이 얻는 땅: 자기 인생입니다.
땅을 차지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인생답게 사는 것입니다. 자신을 지키는 힘이 있는 온유한 자는, 누구와도 불필요하게 경쟁하지 않습니다. 자기 인생을 남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 몫을 받아들이고, 자기 인생을 살아갑니다. 온유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장수도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언 16:32)
우리 안에는 강력한 힘, 온유함도 있고 파괴적인 힘도 있습니다. 인생의 성공과 행복은,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힘을 자꾸 누군가를 상하게 하는데 사용합니다. 자신도 점점 위축되고, 사람들이 떠나가고, 영적으로 고립되고, 죽어갑니다. 힘을 잘못 사용하면 다른 사람도 힘들게 하고 결국 자신도 힘듭니다.
온유한 자는 자신을 살리고, 자기 인생을 살리며, 다른 사람도 살립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이기려는 거친 힘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지켜내는 온유의 힘입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삶이 바로 그 온유의 삶입니다. 십자가 앞에서도 힘으로 맞서지 않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셨습니다. 그분이 가장 온유한 자로서 세상을 구원하셨듯, 우리도 그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여러분이 온유한 자로 살아갈 때, 여러분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됩니다.
온유는 약함이 아니라 힘입니다. 자기 인생을 지켜내고, 다른 이들의 마음을 얻고,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기업으로 누리는 힘입니다. 오늘부터 우리의 가정에서, 일터에서, 교회에서 온유함으로 살아감으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복된 땅을 기업으로 누리시는 복 있는 자들이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