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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상수훈(8) 마음이 청결한 자 

마태복음 5장 8절, 6장 26절 

2025년 9월 28일 

결단: 괴로울 때 주님의 얼굴 보라 



하나님을 본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중학교 과학 시간에 우리 눈에 있는 맹점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맹점은 망막에 시세포가 없는 부위를 말합니다. 맹점에는 시세포가 없어서 빛이 들어와도 상이 맺히지 않아서 그 부분을 볼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눈으로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두 눈이 서로 보완해주기 때문에 이를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언어적으로는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맹점이라는 낱말은 "어떠한 일에 주의가 미치지 못하여 모르고 지나친 잘못된 점"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이죠. 언어뿐만이 아닙니다. 맹점은 우리 삶에도 존재합니다. 우리의 눈이 맹점을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의 영적 삶에도 스스로 보지 못하는 맹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나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2) 나는 신앙에 충실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교만에 도취된 것일 수 있습니다.

 

내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무지에서 오는 오만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지만, 그분의 흔적과 역사하심은 세상과 우리의 삶 속에서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차원까지 주관하시며, 믿음은 그 보이지 않는 세계를 붙드는 눈입니다. 그 하나님의 세계를 보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보기를 원하십니다. 그것이 복이기 때문입니다. 팔복 중 여섯 번째 복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8)

 

'청결'로 옮긴 헬라어는 불순물이 제거된 상태, 즉 혼합되지 않은 순수함을 뜻합니다. 청소가 된 상태입니다. 마음이 청소가 되었다는 것을 신학적으로 표현하면, 회개입니다. 회개는 앞과 뒤가 같고, 처음과 나중이 같고 마음에 다른 가면을 쓰고 있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청결은, 본래의 상태로 복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를 시작할 때 손을 깨끗이 씻습니다. 그런데 하루 동안 일을 하다 보니 조심해도 손이 더럽고 지저분해집니다. 더럽혀진 손을 청결하려고 물이나 비누로 씻습니다. 그러면 손이 다시 깨끗해집니다. 이처럼 청결은 궁극적으로 본래의 모습을 복원하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면 우리 마음이 혼란스러워집니다. 세상에서 살다 보면 아무리 조심해도 근묵자흑처럼 우리 영에 때가 묻습니다. 죄로 인해 영혼이 더러워집니다.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쉽게 더러워집니다. 그러면 실패입니까? 아닙니다. 실패는 더러워진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입니다. 더러워졌다면 청결하게 씻어야 합니다.

 

그럼 무엇으로 더러워진 마음을 다시 깨끗하게 할 수 있습니까? 더러워진 우리를 본래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뿐입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정결케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보혈이야말로 우리의 부패한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청결한 마음으로 회복시키는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51:10).

 

죄의 특징은, 숨기려고 하는 것입니다. 다윗도 처음에는 죄를 숨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하나님 앞에서 완전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다시 정직해지는 것은 즉 청결해지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뿐임을 깨달았습니다. 다윗의 고백은, 죄로 무너진 마음을 오직 하나님만이 새롭게 하실 수 있다는 믿음의 선언입니다. 그 바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완전히 성취되었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이 됩니다. 이전의 더럽고 부패한 자아는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살아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마음이 청결한 자가 되어 하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신앙의 목적은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보는 것이고 하나님의 살아계시는 증거들을 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희미하지만) 믿음으로 보는 것이고, 장차 마지막 날에는 하나님을 직접 보게 될 것입니다하나님을 본다는 것은 최고의 복입니다. 악인들은, 절대 하나님을 볼 수 없습니다. 만날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앞에 서서 하나님의 영광을 본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완벽한 실패입니다.

 

사람의 몸으로 오신 주님은 깨끗한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런 점에서 바리새인들은 실패자들이었습니다. 자칭 자신들을 의인이라고 생각하던 그들은 예수님을 직접 보고도 예수님을 보지 못했습니다그들은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썩어 있는 회칠한 무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도 깨끗한 마음으로 볼 때 보입니다. 인간의 생각이 주인이 되는 지성이 아니라, 영성으로 읽어야 합니다. 성경은 지성이나 과학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님의 은혜가 놀랍다고 고백하는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볼 때 성경이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한 말씀이 됩니다.

 

마음이 청결해져야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더러워져 있으면 영적인 맹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 맹점으로 인해 마땅히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마음에 죄라는 맹점이 있으면 빛과 어둠 중에 빛을 보지 못합니다. 자기 의라는 맹점이 있으면 용서와 사랑을 보지 못합니다. 마음이 깨끗해지면 봐야 할 것을 보게 되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보게 됩니다.

모든 것은 양면이 있습니다. 장점과 단점이 있고,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급적 좋은 것을 보려고 노력하십시오. 선한 것을 보려고 하십시오. 그럴 때 우리는 조금씩 더 하나님을 보게 될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을 보지 못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보지 못하면 그 사람을 원망합니다.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보지 못하면 염려합니다. 모든 시간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보지 못하면 두려움에 빠집니다.

 

죄가 커지면 영적인 맹점도 커집니다. 죄는 우리 마음을 까맣게 해서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불신이라는 맹점, 미움과 상처라는 맹점이 점점 더 커지면 우리 마음은 더 어두워집니다.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맹점이 더 커지지 못하도록, 마음을 청결하게 지키기 위해서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매일 회개기도를 하십시오. 마음은 쉽게 더러워집니다. 미움, 탐심, 비교, 교만이 쌓이면 영적인 눈이 흐려집니다. 매일 기도의 시간을 통해 성령께 죄를 숨기지 말고 드러내어 회개하며 영적 정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둘째, 말씀으로 마음을 씻어야 합니다. 에베소서에는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한다는 말씀이 나옵니다(5:26). 말씀을 읽고 묵상할 때 세상의 가치관과 혼합된, 온갖 더러운 생각들이 걸러지고, 마음이 하나님의 뜻에 집중 됩니다.

 

셋째, 다른 지체들과 협력하십시오. 우리 눈에 맹점이 있는데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다른 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듯이 맹점을 극복하려면 다른 눈이 필요합니다. 다른 지체가 필요합니다. 공동체의 집단 영성을 통해 나의 맹점을 깨닫고 변화해야 합니다.

 

청결한 마음으로 무엇을 보고 싶으십니까? 최고를 보고 싶을 것입니다. 최고는, 하나님을 보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왕으로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를 보는 것이 최고의 복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하나님을 보는 것은 기적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볼 수 있는 것은 축복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예수님은 이 땅에서 무엇을 보셨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구절이 있습니다. 626절입니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마음이 너무나 청결한 예수님은 새 한 마리를 보시면서도 하나님을 보셨습니다. 들의 꽃 한 송이를 보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보셨던 예수님은 (그래서) 너무나 행복하셨습니다. 마땅히 봐야 할 것을 보는 것은 복입니다.

 

지난 주간 하늘을 몇 번 보셨습니까? 가족의 얼굴을 10초 이상 찬찬히 사랑의 눈으로 보신 적은 언제입니까?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무엇을 보려고 애쓰고 있습니까? 진실로 봐야 할 것을 보려고 수고하고 계십니까? 삶의 자리에서 무심결에 지나친 순간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청결한 마음으로 보십시오. 그것들을 통해서 지금도 우리 곁에서 함께 하시면서 우리를 먹이시고 기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지금도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일하심과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는 복으로 매일을 살아가면서 이 땅에서 천국을 보고, 천국을 살아가는 자들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인생 중심에서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봄으로써 공중의 새보다, 들의 꽃보다 더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행복한, 복 있는 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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